감상

비커밍 아스트리드(예상했던 시나리오, 예상밖의 여운)

doruru 2021. 5. 21. 22:14

 

 

    사실 난 이 영화의 주인공이 우리가 흔히 아는 '말괄량이 삐삐'의 작가라는 사실을

영화를 보고 난 다음 날 후기를 찾아보며 알게 되었다. 

 

그리고 아!라는 표현이 입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건

영화 속 감명 깊게 보았던 아스트리드의 성향은 

'말괄량이 삐삐'를 쏙 빼닮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춤을 추고 싶을 땐 모두가 짝을 지어 발을 맞출 때에도

혼자라도 나가, 생전 처음 보는 물고기 마냥 춤을 췄고

한적한 밤 소리지르고 싶은 충동을 이기고 이겨보다(노력은 한다),

결국엔 굿모닝!!!이라고 외쳐버린다.

또,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주눅 드는 법이 없고

옳지 않다고 생각이 들 땐 몇 년을 기다린 청혼 끝에도 발길을 돌린다)

 

 

 

 

 

그녀에겐 글을 잘쓰는 재능이 있었다.

아스트리드가 글을 쓰거나 말을 하면,

실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것이 눈앞에 선명해졌다.

 

 

그녀의 능력은 , 아니 아스트리드는 그 자체로 빛이 났다.

실제 대사에도 그런 대사가 있다.

 

 

"당신에게 빛이 반짝거려. 나도 좀 비춰줘."

 

 이 대사가 전혀 이질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던 건

배우의 연기가 특출 나서였을까.

 

 

 

 

 

 

그녀의 삶은 비극이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힘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혼소송 중에 있는 사람과 사랑에 빠져 아이를 가지게 되었고

그 사실이 밝혀지게 되면, 사랑하는 사람이 구속되기 때문에

그녀는 다른 나라로 떠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떠났다. 그곳에서 아이를 낳았고,

재판을 위해, 출산 후 회복이 되기도 전에 핏덩이를 다른 사람 손에 맡긴 채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아스트리드의 어머니는 아이를 버리고 새로운 삶을 살라고 했고,

아버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저 엄마 딸이에요!! 그 아이는 엄마 손자예요!!!!!"

엄마는 눈길을 피했고 

아스트리드는 괴성을 질렀다.

그것은 외침도, 비명도 아닌 괴성이었다.

 

 

그녀는 결국 아이를 되찾았고

좋은 직장, 좋은 사람을 만났고

아이와 떨어져 지내야 했던 기간 때문에 생긴

아이의 적대심까지 좋아졌다.

 

그렇지만 나는 이 영화의 결말을 해피엔딩으로 치부하고 싶지 않다. 

 

 

 

결국엔 모든 일이 문제없이 흘러가지만  

그녀가 16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겪어야 했던 일들은

그 어떤 보상으로도 사라질만한 크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나를 사랑한다고 생각했던 부모님은 

내가 낳은 아이를 버리라고 말했다.

 

내 아이를 사랑한다는 예비남편은

재판의 이유로, 구속이라는 두려움으로

한 번도 아이를 찾아가지 않았고 

재판이 끝나자 웃으며 축배를 드는 여유로움까지 보였다. 

 

 

내가 본 그녀의 모습은 가진 모든 것을 다 잃은, 

외로움까지도 잃은 

모성애 밖에 없었다. 

 

 

 

사랑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찰.

 

 

 

 

 

 

 

혼자 영화를 볼 땐 느리고 지루한 영화를 선호하는 편이다.

더욱 나 자신에게 집중하고 생각해 볼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런 나도 영화를 보다  '잘못 선택했나'라고 생각할 정도의

지루함이 있었다.

 

그렇지만 배우의 연기는 영화의 막으로 가면 갈수록 활개를 쳤고

나도 모르게 그녀의 감정선에 따라가다 같이 울분에 터지는 지경에 이르기까지 했다.

 

 

 

누가 이 영화를 볼 지 말지 고민하고 있다면 자신 있게 보라고 권하겠다.

눈길을 사로잡는 휘황찬란함은 없지만

유명한 '삐삐'의 작가가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 

고작 2시간만에 알게 된 것만으로도

그것은 이미 남는 장사이기 때문이다.   

 

 

분명한 건 명작이라는 것이다.

 

 

 

 

 

소소로운 일상 <햇빛레오와 주인> 채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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